[VIEWSTORY #5] 광고 에이전시의 새로운 성장, 새로운 진화… 길이 보이십니까?
“더 이상 상업광고에 출연하지 않겠다”, ”자본주의의 꽃이었던 내가, 자본주의의 최대 수혜자인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사 & Image Credit: http://sports.khan.co.kr
이효리가 떠났습니다. 네, 얼마전 가수 이효리가 앞으로 상업광고엔 더 이상 출연하지 않겠다며 광고계를 떠났습니다. (물론 사랑스런 그녀의 미모는 여전합니다. ^^)
물론 그녀는 꽃이지만… 사실 우리는, 광고를 업으로 하고 있는 우리는 “자본주의의 꽃, 광고”라는 말을 더 자주 들어왔습니다.
이 말은 15초 길이 TV 커머셜로 대표되는 광고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의 장점을 알리고 설득하여 대중들의 소비 활동이 촉진됨을 함축한 것이겠지요.
*Image Credit: http://thefinanser.co.uk
그래서 그런가요? 경제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광고산업 규모도 큽니다. 그래서 또 그런가요? 경기가 호황이면 광고산업은 신이 나고, 불황이면 어김없이 위축됩니다.
현재 글로벌 경기는 불황의 시간을 걷고 있습니다. 광고산업엔 적신호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소셜미디어의 확산과 스마트 디바이스의 대중화는 사람들을 더이상 수동적인 “소비자”로 머물게 하지 않습니다. 정보탐색과 의사결정에 능동적이며 게다가 “24/7 Connected…” 사람들은 서로서로 영향력을 주고 받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별다른 광고활동 없이 소셜미디어 등의 활용 등을 통해 성공적 런칭은 물론 사람들의 사랑을 계속 이어가는 제품과 서비스의 사례가 갈수록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광고산업 특히, 광고 에이전시에겐 외면하고 싶은 소식이자 현실입니다.
이 대목에서 “광고“활동이란 돈을 주고 매체를 구매하여 진행하는 광고 즉, Paid-Media 의존적 광고를 의미합니다. 광고 에이전시는 광고주를 대신하여 구매한 TV, 신문, 옥외, 인터넷검색, 모바일배너 등 Paid-Media 물량 대비 일정 비율을 커미션으로 받아 수익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연동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면서 사람들과의 대화와 관계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매체 구매가 발생하지 않아 커미션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어라? 광고 에이전시는 돌아가십니다. 해야 할 업무의 양은 더 늘어나는데 수익은 감소합니다. 광고주의 요구사항은 더 많아지고 복잡해지는데 수익율은 떨어집니다. 네네네… 돌아가십니다. @.@
물론 TV광고의 파워는 여전하기에 Paid, Owned, Earned Media를 모두 통합하여 진행하는 광고 캠페인이라면, 그 효과와 파급력이 커질 수 있음은 자명합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100억, 200억 TV광고를 달릴 수 있는 광고주를 모시기가 쩡말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광고주가 10억, 20억 정도의 예산으로 더 큰 성과의 새로운 캠페인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마저도 경쟁PT라도 붙으면 이길 확률보다 질 확률이 높은 게 당연합니다. 네네네네네… 돌아가십니다. @.@
< 그리고… “디지털 혁명” >
2013년 초를 살고 있는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체험하고 있는 “디지털”의 파급력은 스마트폰, 스마트TV, 스마트카 등 기술적 현상 혹은 디바이스 확산의 현상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디지털의 발전과 확산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문화 등 가히 혁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계속 이끌고 있으며, 이 변화는 광고산업 역시 피해갈 수 없는 대세적 흐름입니다.
사실 이미 10여년 전부터 광고 에이전시는 디지털 관련하여 많은 새로운 시도와 변신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관련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며 보다 전방위적이고 입체적이며 참여적이고 체험적인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진행하곤 합니다. 예전과는 다른 성과도 올리고, 국내 에이전시의 캠페인이 해외에서 제법 큰 상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서비스의 스펙트럼은 넓어지고 있는데 뭔가 좀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뭔가 리딩하지 못하고 팔로잉만 하는 느낌이 듭니다. 한때는 광고가 대중문화를 이끌어 간다는 평도 있었는데,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이 느낌은 왜 일까요? 광고 에이전시는 새로운 성장과 새로운 진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와중에 나이키의 Nike+ FuelBand 라든가 피아트의 eco:Drive 라든가 존슨앤존슨의 Band Aid Magic Vision 등 사람들에게는 실질적 도움을 주고, 내용적으로도 호평을 받고,결과적으로 큰 상도 받아 주목되는 최근의 몇몇 사례를 유심히 살펴보면 의미 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했다는 것. 두번째는 그동안의 광고캠페인의 핵심역할이었던 “메시지(그것이 일방향이던, 쌍방향이던, 체험형이던) 전달”이 아닌 뭔가 실질적인 것을 만들어 광고주의 마케팅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광고주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매우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D:rink 블로그(페이스북 Page도 있답니다)를 찾아 주시는 분들은 모두 잘 아실(그래서 설명은 생략) Nike+ FuelBand는, 광고 에이전시 R/GA가 2년여 간 나이키와 공동 개발을 진행하여 탄생시킨 제품이자 서비스이자 Branded Platform입니다.
피아트 eco:Drive는 피아트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Blue&Me 기술을 이용해 운전자의 주행기록을 저장하는 차량장착용 USB를 제공하고, 저장된 데이타를 통해 운전습관을 분석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시 제품이자 서비스이자 Branded Platform 입니다. 운전자가 연비의 효율을 높이고 CO2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적 운전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틸리티적 성격이 강합니다. 피아트 eco:Drive 역시 광고 에이전시 AKQA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대일밴드라고 부르는 일회용 반창고. 존슨앤존슨은 어린이들이 상처에 겁 먹지 않고 보다 즐겁게 치료할 수 있도록 게다가 유익한 내용까지 선사하는 Band Aid Magic Vision을 제공했습니다. 흔히들 사용하는 모바일 AR 기술을 활용했습니다만, 타겟 인사이트의 섬세한 파악 위에 매력적인 컨텐츠까지 더해져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합니다. 이 역시 광고 에이전시 JWT 뉴욕이 만들었습니다.
이 밖애도 많은 사례가 있고, 또 계속 시도되고 있습니다. 즉, “메시지 전달” 중심의 광고캠페인을 통해 광고주의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달성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갈수록 복잡해지는 광고주의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당연히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이에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실질적으로 움직인 광고 에이전시들은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어(Make)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솔루션의 중요성에 눈을 뜬 것이고, 이 분야에서 남들보다 빠르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원하게 만드는 것” 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훨씬 파워가 크다는 당연한 이치와 일맥상통 합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면 되는 것이고, 앞서 나가는 스마트한 광고 에이전시들이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시 말하자면 광고보다 제품이 먼저인 것이고, 그 제품을 더 좋게 해주는 실질적 “혁신”의 서비스를 광고 에이전시가 제공할 수 있음으로 해서 광고 에이전시의 새로운 성장과 새로운 진화의 길 하나가 선명히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R/GA 같은 에이전시는 이러한 서비스를 Product Innovation 사업으로 자신있게 명명하고, IDEO나 Frog Design 같은 기존 Design-based 이노베이션 서비스 업체와의 경쟁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Image Credit: The Future of Advertising 2020
자… 그러면 이러한 혁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에이전시는 어떠한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일까요? 여러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래와 같이 핵심을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Innovation Service = Insight X Creativity X Technology
사실 인사이트와 창의력은 광고 에이전시가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역량이자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그런데 테크놀러지는 다릅니다. 특히 전통적 광고 에이전시는 매우 취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온라인/디지털 에이전시는 웹 페이지, 플래쉬 배너, 모바일 앱, 소셜미디어 연동, 페이스북 앱 등을 개발할 수 있는 테크놀러지 역량은 확보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난 확장된 IMC 캠페인을 위한 테크놀러지 역량일 뿐입니다. 즉, 본 포스팅에서 이야기하는 혁신의 서비스를 위한 테크놀러지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의성장과 진화를 위한 경쟁력을 생각하는 에이전시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이 바로 혁신의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는 테크놀러지인 것입니다.
또한 광고 에이전시의 보상 모델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미디어 수수료 체계에서는 이러한 서비스의 제공은 불가능합니다. 설령 한두번 반짝 아이디어가 나오더라도 보상체계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면, 해당 에이전시는 그 역량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데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수익성이 막히면 역량 증대를 위한 투자도 어려워지고, 훌륭한 인재의 지속적 투입도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수수료가 아닌 Fee 적용으로도 충분치 않습니다. 이는 예산과 일정에 맞는 Outputs 중심이지 목표달성과 성과라는 Outcomes 기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납품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Profit Sharing 이나 Incentive/Penalty 등 광고주와 에이전시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 보상체계의 다양한 시도가 필수인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광고 에이전시의 의지입니다. 성장과 진화를 원한다면, 도전을 해야만 합니다.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원한다면, 투자해야 합니다. 위에서 예로 든 광고 에이전시 이외에도 Ogilvy, BBDO, BBH 등은 Digital Innovation Lab을 운영하며 새로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BBH의 브랜드 컨설팅 유닛인 Zag는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하기도 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확보한 벤처와 협업을 하기도 투자를 진행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오랜 에이전시로 유명한 Wieden+Kennedy 역시 Incubato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기술력 확보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통의 광고 에이전시 Young&Rubicam 역시 Spark Plug 라는 글로벌 Innovation Incubato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히트를 친 폭스바겐 The Force 광고 등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Deutsch LA 역시 Inventioni.st라는 이름으로 제품/서비스 혁신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슬로건은 “We help brands invent their future” 이더군요. (멋져, 당신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에이전시의 문화입니다. 과거에 통한 어프로치와 과거의 일하는 방식과 과거의 조직문화로는 안됩니다. 우선 파워포인트와 보고만으로는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논리와 검증이 전제가 되어서는 오히려 늦어지고 뒤쳐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스스로가 혁신적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클라이언트의 혁신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미 이러한 흐름에 탑승한 선경험자들은 이야기 합니다. “Agile 문화로 일하라고!”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아보고, 개선을 반복하며 더 나은 솔루션을 향해 계속 전진하라고. 그래서 저희 팀도 작게나마 프로토타입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합니다. 그래서 당장 광고주 제안으로 연결하진 못하겠지만, 무엇보다 “Agile”하게 일한다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함입니다. 어디 하루아침에 되겠습니까? 이 “Agile”이란 것, 매일 부딪히고 느끼고 터득해야 할 대상입니다. 광고 에이전시와 “Agile,” 저는 리마인더 차원에서, 그리고 “Agile”이 생소하신 분들은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이래 동영상 통해 선경험자들의 조언을 보다 생생하게 함께 들어 보시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피와 살이 되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반복 시청 하시와요~
과연 국내 광고 에이전시 중에서는 누가 가장 먼저, 가장 휼륭하게 그리고 제대로 혁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C모기획? I아무개? 글쎄요… 누가 알겠습니까만, 저희 SKM&C, Comm. BU, Digital Innovation 팀이 도전합니다. 시행착오에, 능력 부족에, 그 진도가 더딜 수도 있을 것이며 예상치못한 암초를 만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도전합니다.
아울러 2013년 2월 1일자로 SKM&C는 SK플래닛과 하나의 법인으로 합병 됩니다. 광고 에이전시가 이동통신사 배경의 플랫폼 비즈니스 회사 소속이 된다고?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리고 저희 팀은 이 변화를 오히려 좋은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활용이 중요한 시대에 저희는 디지털 테크놀러지가 근간인 회사 소속이 되는 것이니까요. (물론 저절로 떨어지는 감은 한개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 )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위하여,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으신지요? 그러시다면 함께 응원하고, 함께 격려하며, 함께 만들어 가기를 건의합니다. 우리 앞에 이미 와 있으나 아직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인 “미래”가 널리널리 퍼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SKM&C 소속으로서의 마지막 날에.
이윤영
Digital Innovation Team Lead @ SK Marketing&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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